티스토리 뷰

개인차는 있지만 미취학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이야기를 잘 듣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아이를 본다면 의사소통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엔 성장하고 변화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를 해 봅니다.

 

창밖을 보며 사색에 잠긴 아이
창밖을 보며 사색에 잠긴 아이

 

아이에 대한 태도와 관점

아이들의 의식과 몸속에는 수많은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들은 지식, 느낌, 경험 그리고 파편과 조각으로 들어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몸속에는 인류가 생겨났을 때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적 계승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원초적인 무생물적 요소, 생물적 요소 그리고 포유류적 요소 등 수많은 역사적 축적물과 진화적 성과입니다. 사고력 교육은 아이들 속에 담겨 있는 수많은 요소를 끌어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성찰하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아이의 몸속과 의식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자기화한 것이 아입니다. 즉 성찰하지 못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것들은 연결되거나 통합되지 못하고 파편과 조각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고력 교육을 하는 엄마는 아이들의 몸속과 의식에 수많은 것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질문은 아이들 속에 담겨 있는 것을 효과적으로 끄집어내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아이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에 대한 이해

이 세상의 모든 엄마는 예술가입니다. 해맑게 웃는 아이처럼 아름다운 존재는 없습니다. 아이의 부드러운 살결은 최고의 조각품입니다. 아이의 몸은 마치 악기처럼 수많은 느낌을 연주해 냅니다. 이런 아이를 낳고 키우며 다듬는 엄마는 분명 최고의 예술가입니다. 엄마는 항상 아이를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먹일 것, 입힐 것 그리고 교육할 것을 생각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교육입니다. 먹이는 것과 입히는 것은 엄마가 직접 할 수 있지만 교육은 직접 맡기에는 벅차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살아 있습니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욕망과 욕구를 가집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삶의 의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다른 사물처럼 엄마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나이와 성격, 욕구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해 이해한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왜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곱 살 때 초등학교에 입학시킬까요?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일곱 살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왜 대체로 초등학교 3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들이 엄마의 통제나 명령에 대해 거부하는 태도를 보일까요? 이러한 것들은 아이들의 성장 발달 과정에 대해 이해하지 않는 한 풀 수 없는 의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니, 조금씩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매우 다릅니다. 특히 엄마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아이들이 무척 많습니다. 조용하고 정리를 잘하는 아이, 어디서나 자신을 내보이지만 정리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 등 아이들마다 개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한의학에서는 이제마 선생의 사상 체질로 나타나고 서양에서는 체질론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일반적 인간의 성장 발달 과정과 아이들의 개성으로 나타나는 개인적 특질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미래준비론적인 아동관과 현재진행형인 아동관

어른은 아이에게 '어른이 되어 좋은 직장을 가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동기가 미래의 삶을 위한 준비와 배움의 기간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이러한 아동관은 아이들의 삶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피교육자로만 여기게 만듭니다. 아동기는 과연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일 뿐일까요? 우리나라 교육체계에 따라 대학교까지 졸업하면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때 비로소 성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합니다. 20세기의 교육 기간은 19세기에 비해 약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주요한 삶의 내용은 배움과 훈련입니다. 그러나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서도 배움은 계속됩니다. 사람은 평생 배우며 자신을 단련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합니다. 아동기를 준비 시기로만 생각하면 아이들이란 항상 많은 것이 부족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조건 어른의 말에 옳든 그르든 순종해야 합니다. 즉 성인에게 종속된 생활을 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과 비교하면 사적 규칙도 잘 지키고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때로 어른의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환경 운동을 하는 분의 말에 따르면 가장 열심히 환경을 지키는 일에 참여하는 시기가 아동기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현대의 교육 체계와 사회구조 속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계속 쏟아지는 지식과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지는 교육 내용, 학교와 학원, 가정에서의 훈육 등 어른과 비교하면 규칙적이고 반복적이며 틀에 박힌 생활을 할 때가 많습니다. 이는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심각해집니다. 청소년의 자살, 약물 복용, 탈선 등은 이런 부담스러운 삶의 형태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동기를 미래를 위한 준비 시기로만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자녀와의 관계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배워야 하는 자녀와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부모 사이에는 일방적이며 수직적인 관계만 존재할 뿐입니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있는 아이들은 단지 미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자기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단지 그 삶이 배우고 훈련하며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을 뿐입니다. 아이들의 삶 또한 소중한 삶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들의 감정, 소망, 기쁨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때 비로소 자부심을 느끼며 삶을 꾸려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바람직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대립 없이 조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어른의 아동관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을 통제와 훈육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소중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존중할 때 그리고 그러한 시각에서 교육과 대화가 이루어질 때 아이들 또한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