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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에는 자기 생각을 온전히 타인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시됩니다. 자기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논술입니다. 논술에 관한 오해와 입시에 논술이 도입된 배경에 대해 알아봅니다. 또한 논술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을 살펴봅니다.
논술과 관련된 오해들
첫 번째 오해는 논술이 작문이라는 것입니다. 논술은 이 세계 대한 자신의 견해를 글로 밝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중요하지만 먼저 자신의 견해와 의견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논술 교재는 작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은 결코 단순한 작문, 글쓰기 중심으로 대비할 수 없습니다.두 번째 오해는 논술이 국어라는 것입니다. 이런 오해는 대부분의 논술 지도를 국어 교육이나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담당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글쓰기나 작문, 언어 교육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논술 지도를 국어 교사나 국문학 전공자만 할 수 있다는 인식은 논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해 통합적이고 과학적이며 합리적으로 분석, 평가,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때문에 논술 지도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 성과가 모두 결합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세 번째 오해는 논술에는 정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논술고사가 실시된 초기에 논술 답안을 채점하던 교수들은 매우 놀라고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답안 중 조사 하나 틀리지 않고 복사한 듯한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논술 문제에 대한 모범 답안을 외우도록 해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논술에 정답이 없다는 말은 답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개인의 의견이나 견해가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논술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정답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기보다는 정답을 찾고 외우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학 입시에 논술 시험이 도입된 시대적 배경
우리나라는 교육과정, 교육 과목, 교육평가 방법 등 교육 관련 정책을 국가가 직접 수립, 집행, 감독해 왔습니다. 이는 국가가 교육재정 집행, 교육 시설의 관리 및 운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교과서 및 구체적인 교육 시행 방침까지 지휘, 관리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학교 교육은 물론 사회 교육까지 감독해 왔습니다. 이러한 국가 교육의 기본 방향, 구체적인 정책은 약 5년 단위로 수립, 집행되어 왔습니다. 국가 교육의 목표는 그 사회에서 필요한 인력을 키워 내는 것입니다. 즉 그 사회의 발전과 과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내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기능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 유지에 필요한 사상 교육까지 포함됩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 학생 선발 정책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은 국가의 인력 정책과 관계가 있습니다. 교육과정과 학생 선발 정책이 변화한다는 것은 국가에서 필요한 인력의 성격이 변화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국가가 요구하는 인간상, 국가가 키우려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능력은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제시됩니다. 국가 교육 정책은 우리나라의 사회 변화 과정, 사회 발전 단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1960년대와 1980년대, 1990년대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시기별로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국가가 교육을 통해 양성한 인력은 사회에 배치됩니다.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사회이기 때문에 기본 구성단위는 바로 기업입니다. 즉 기업에서 원하는 인력, 갖추어야 할 능력이 교육과정에 중요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기업의 요구가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 정책으로 수립됩니다. 최근 교육부는 갖가지 교육 개혁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정책 수립 기조는 제7차 교육과정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력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규율적인 인간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공장이나 기업 등 통제적이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에서 일을 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회사가 정해 준 장소에서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일해야 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창의성이나 비판적인 사고를 가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1970~198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주요 축은 중화학공업이었습니다. 즉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선박, 기계 설비, 전자제품 등이었습니다. 공장 중심의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창의성보다는 성실성이 상상력보다는 철저한 상명하복의 지휘 체계였습니다.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큰 변화를 겪습니다. 이른바 정보화 시대, 문화 산업 시대, 지식 산업 시대로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은 이제 성실성 대신 창의성과 기획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력을 보는 기업의 관점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국제 경쟁력의 핵심 분야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모든 기업은 창의성, 아이디어, 예술적 감수성, 인간관계 능력 등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대기업의 입사 시험 과목과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교육부는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 능력'을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논술은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현대 사회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과제와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와 얼마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논술이 요구하는 인간형
암기 주입식 교육은 수출 중심의 경제개발 시대에 필요했던 교육 방식이었습니다. 1980년대까지 공부 잘하는 학생은 곧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영어 단어, 수학 공식, 교과서에 있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남김없이 기억하는 일은 노력과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성격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습니다. 암기 주입식 교육은 창의성보다는 그저 묵묵히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는 생활양식을 길러 주고 측정하는 교육이었습니다. 암기 주입식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생각, 비슷한 사고방식, 조직관, 규율관, 사회관을 심어 줍니다. 교과서와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은 의심할 필요 없이 옳은 것이며 다른 생각이나 주장은 틀린 답이었습니다. 따라서 암기 주입식 교육은 자기만의 생각, 문화, 철학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즉 개성이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논술이 요구하는 인간형은 자기 세계를 가진 인간입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자기 생각, 의견을 가지고 문제에 맞서 보라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은 자신의 행위를 만들어 가고, 이러한 행위들이 모여 삶을 이루어 나갑니다. 어떤 사건, 사회현상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갖지 못하면 독창성, 창의성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창의성, 독창성은 확고한 자기 세계에서 생겨납니다. 자신의 의견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며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논술이 요구하는 인간형은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인간, 비판적 사고 능력이 있는 인간,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인간 그리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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